"오늘 유성까지 직접 다녀온 이유,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압니다."
30년 동안 고기판에서 구르며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. '장사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과 약속으로 돌아간다'는 사실입니다.
오늘, 거래처 주문을 받고 마장동에서 유성까지 직접 차를 몰았습니다. 누군가는 묻겠죠. "대표가 왜 굳이 직접 배송을 가느냐"고. 효율을 따지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저도 잘 압니다. 하지만 제가 직접 가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는 '현장의 온도'가 있습니다. 고기를 기다리는 사람의 표정, 그들이 내 고기를 받고 내어주는 신뢰의 눈빛 말입니다.
마장동 작업장에 돌아와 보니, 제가 없어도 각자의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. 그 모습이 참 덤덤하더군요. '대표가 고생하고 왔다'는 마음보다는, 그저 각자의 일을 하는 '직원'의 모습이었으니까요. 서운함이 왜 없었겠습니까. 30년 전, 친구의 제안으로 얼떨결에 고기장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오늘까지, 저는 늘 '내 사업'이라는 무게를 혼자 짊어지고 왔습니다.
그런데 오늘, 문득 블로그를 열어봤습니다. "마진 비공개 원칙이라는데 그냥 다 까버립니다", "고기 품질에 목숨 걸면 생기는 일"… 제가 써온 글들을 보니 피식 웃음이 나더군요.
그래, 나는 원래 이런 놈이지. 효율보다는 진심을, 계산보다는 품질을 앞세우며 30년을 버텨온 놈이지. 내 고집을 직원들이 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, 내 장사 철학이 틀린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오늘 유성까지 다녀온 그 긴 시간 동안 저는 배송만 한 게 아닙니다.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고, 지금까지 무엇을 지키며 살았는지 스스로에게 되묻고 확인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.
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. 적어도 오늘, 고기를 직접 받고 고마워하던 그 사람의 얼굴은 봤으니까요.
내일도 저는 제 방식대로, 이 고기장사를 묵묵히 이어갈 겁니다.
남들은 어떻게 보든,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압니다. 그거면 충분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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